20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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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장의 종류와 그 효력”

얼마전 한 매체를 통해 대학생이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전세 계약 사기를 당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건물주로부터 모든 계약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중개업자의 말을 그대로 믿고 계약서에 서명한 그 대학생은 평생 모아놓은 재산을 한순간에 잃었다. 대리 계약으로 인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에 당한 것이다.

부동산, 비지니스, 그리고 의료 분야에서 늘 사용되는 것이 위임장을 통한 대리인 서명이다. 여러 이유로 인해 대리인 서명이 불가피할 경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손해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합법적이고 유효한 위임장을 만들어야 한다.

위임장 (Power of Attorney, POA)은 한 개인이 대리인을 지정하여 본인의 재정이나 의료에 관한 의사권한을 행사할 때 사용되는 법적 서류이다. 각 주별로 명칭이나 종류가 상이하지만, 일리노이 주에서 위임장은 크게 재정 위임장 (POA for Property)과 의료 위임장 (POA for Health Care)으로 나뉠 수 있다. 재정 위임장은 말 그대로 부동산 및 동산 등 모든 재정에 관한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서류이고, 의료 위임장은 건강, 치료, 장기기증, 생명 부지 등에 관한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서류이다. 위임장은 대리인의 권한 범위와 성격에 따라 일반 (General POA), 제한적 (Limited POA), 그리고 특별 (Special POA) 위임장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위임장은 위임자가 위임장에 서명을 하는 순간 혹은 별도의 지정된 날짜를 시작으로 효력이 발생하고, 위임자가 정신적으로 의사결정을 온전히 할 수 없는 상태 (예를 들어, 정신질환이나 코마 상태)가 되면 그 효력이 소멸된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더라도 그 효력이 지속되는 위임장도 있다. 이를 바로 지속적 위임장 (Durable POA)이라고 일컫는다. 즉, 지속적 위임장을 통해 지명된 대리인은 위임자가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라 하더라도 위임자를 대신하여 모든 법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정신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법적 효력이 생기는 위임장도 있다. 영어로 스프링잉 위임장 (Springing POA)라 불리는 이 위임장은 평소에는 전혀 효력이 없다가 위임자에게 정신적 결함이 생겼을 때 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

위임장의 법적인 중요성이 상당한 만큼 합법적이고 유효한 위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주법에 따라 몇가지 요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일리노이주의 경우, Illinois Power of Attorney Act (Illinois Compiled Statues, Chapter 755, Article 45)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이 요구된다.

첫째, 당연한 말이지만, 위임장은 반드시 위임자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둘째, 위임장은 공증인으로부터 공증을 받아야 한다. 다만, 의료 위임장 (POA for Health Care)의 경우에는 공증을 받지 않아도 무방하다. 셋째, 위임자의 서명은 최소 한명 이상의 18세 이상 성년 증인 앞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위임자의 가족이나 위임권한을 받는 대리인 당사자, 혹은 위임장을 공증하는 공증인은 증인이 될 수 없다. 일리노이주에서 요구하는 증인 숫자는 최소 한명이지만 다른 많은 주에서는 두명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최소한 두명의 증인을 세우는 것이 안전하다.

이 외에도, 합법적인 위임장을 만들기 위해 지켜야할 법적 요구사항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위임장 작성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일리노이주에서는 기본적인 법적 요구사항이 충족된 Illinois Statutory Short Form Power of Attorney라는 양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참조해 위임장을 작성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본 글은 시카고 한국일보 2019년 5월 24일자에 기재된 칼럼입니다.
http://chicag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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